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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His. 8. <20110727 서울대 관악캠퍼스 역대급 홍수>
    History 2014. 8. 22. 00:24

    때는 바야흐로 신묘년 2011년 양력 7월 27일 수요일 오전..

    서울 관악구에는 시간당 100mm에 육박하는 물폭탄이 쏟아졌다.

    조국의 미래에 대한 답변이 되리라던 서울대학교는 순식간에 국립 서울 워터파크가 되는데..

    LG Optimus Z로 촬영

    (이 날 이후로 핸드폰 하드웨어는 LG가 甲ofthe甲!! 을 외치며 LG전자의 빠돌이가 되는데..)


     

     #1. 오전 7시경에도 장대비가 쏟아지긴 했지만 걱정할만한 수준은 아니었다.

    우측 하단의 기숙사 삼거리 맨홀도 멀쩡하게 잘 박혀있었다.

     #2. 십여분 쯤 걸어 공대폭포 앞에 다다렀을 때 좋지않은 기운을 느꼈다.

    용트림을 하는 공대폭포는 처음 보았다.

     #3. 이것이 전파천문대 옆 공대폭포로 내려가는 시냇물.

    평상시에는 말라있었지만 이 날은 한강이 되어있었고..

    처음에 삼단우산을 들고 산책을 나갔던 나는

    다시 기숙사로 돌아와 장우산으로 방패를 바꾸기로 한다.

    #4. 공대폭포에서 20분여를 돌아와 기숙사 앞에 도착.

    기숙사 삼거리쯤부터 빗방울이 거세져 들고있던 삼단우산은 GG. 

    지금 내리는 비는 내 평생 몇 번 못 볼 역대급이 될 것임을 직감하며

    장우산으로 방패를 바꾼다.

    당시 폰케이스도 씌우지 않았던 핸드폰을 주머니에 그대로 넣고 나왔다. 

     #5. 관악사 924동 뒷편에 굉장한 시냇물이 흘러갔다.

     #6. 이미 차량 출입 금지가 된 920동 아고리움(글로벌하우스) 앞.

    여긴 그래도 걸어다닐만 했다.

     #7. 919A동 매점쪽으로 오르는 계단.

    계단 한칸마다 자그마한 폭포들이 만들어졌다.

     #8. 낙성대역 방향 관악02 마을버스 정류장 (기숙사 학부생활관)

    유수의 색깔이 황톳빛으로 변했다. 

     #9. 그렇게 기숙사 삼거리방향으로 올라가는 길.

    내려오는 택시들도 설설 기어온다.

    이 날은 홀수학번 학부생들의 수강신청일이기도 했다.

    아침 7시까지 학교에 와서 수강신청을 하는 학생들과

     여름계절학기 기말고사를 치는 학생들이 많은 피해를 입었다.

     #10. 읭? 처음보는 계곡님이십니다?

     #11. 마을버스 정류장들 사이에서 폭발 직전의 맨홀을 봤다.

    이제 내려가는 물은 보도블럭의 경계석을 타고 넘은 지경.

     #12. 관악02번이 디젤엔진의 미칠듯한 파워를 뽐내며 워터슬라이드를 역주행하고 있다.

     #13. 관악사 906동으로 올라가는 계단. 내려오는 물이 계단을 두세칸씩 뛰어넘어 폭포를 만들었다. 

     #14. 관악사 삼거리 도착 1분전.

    727 홍수의 상징이 되어버린 맨홀 분수가 멀리 보인다.

    #15. 당도하기 10초 전. 

     #16. 드디어 관악캠퍼스에 분수가 생겼다!

    그 새 접근금지 바리케이트를 쳐 놨지만 이마저도 하류쪽은 소용이 없는 상황.

     동영상 참조. 앞으로 다시는 없(어야하)을 국립 서울대학교의 분수.

    다시봐도 흠좀무...

     #17. 고 1때 사회를 배우면서 도시지역에 집중호우 피해가 많이 발생하는 이유는

    도로가 포장된 탓에 강우시 유수의 흐름이 빨라져서 그렇다고 배웠는데..

    이건 뭐 후룸라이드 수준~.~

     #18. 가까이서 물살의 움직임을 포착하고 싶었지만 폰카의 한계는 이정도..

     #19. 버스정류장의 반 이상이 없어졌다.

    실제로 이 버스정류장에서 하차하는 학생들의 모습을 봤는데

    다들 신발은 일찌감치 포기하고 급류를 건넜다.

    남학생들은 그나마 괜찮겠지만

    갸냘픈 여학생들이 구두를 신고 급류에 발을 딛는 모습을 보자니 안타까웠다.

     #20. 노천강당 입구로 들어가는 길.

    이 날 노천강당 또한 황폐화되었고,

    이 빗물들은 사범대, 인문대쪽으로 흘러들어가 실제로 침수피해를 줬다.

    #21. 원래 인도가 천연 황토색인 것이 아니다.

    하얀 선이 도로와 인도의 경계선인 것이 아니다. 

     #22. 다시 노천강당 쪽으로 올라가는 길.

    중앙선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순환도로가 침수되었다.

    이 날 슬리퍼 차림으로 답사하고 있었는데

    이 부근에서 슬리퍼 한 짝이 떠내려가 그걸 줍는다고 고생이 많았다.

     #23. 길은 이미 수영장이 다 되었다.

     #24. 버들골이 죽었슴다 ㅡㅡ

    #25. 조금 더 걸어가니 댐 쪽에서 물이 흘러나오는 걸 알았다.

    무너지지는 않은 것 같았지만 실로 엄청난 양의 물이었다.

    이 무렵에서 순간최고강우량을 본 것 같다.

     #26. 길에 주차되어있던 버스도 떠내려가기 일보직전.

    여기까지 걸어오니 내려오는 물을 횡단하는 건 무리였다.

    당장 서 있기도 어려운 상황.

     #27. 결국 물살이 그나마 덜 급한 버들골 쪽으로 내려와서,

    잔디밭, 아니 물밭을 걸어서 겨우겨우건넜다.

    중간에 넘어지면 휴대폰이 아작나는 상황이었기에

    매우매우 긴장했다. 사진에는 안보이지만 마음은 궁서체 볼드처리...

     #28. 무튼 겨우 건너와서 방금 전의 버스를 뒤쪽에서 잡았다.

    번호판이 안보일 정도로 차가 잠긴 상황이었는데, 이 차는 그 뒤로 멀쩡했을지..

     #29. 문제의 댐 쪽으로 올라와서 찍은 사진.

    사진보다는 동영상이 좀 더 나을 것 같다.

     

    나....나.. 나이아가라!!!

     #30. 댐을 지나 다시 공대폭포 방면으로.

    댐이 폭발했으니 공대폭포는 더욱더 장관일 것이라 의심치 않으며 전진..

     #31. 학군단 앞에 주차된 차들도 꼼짝 못하고 있다.

     #32. 공대폭포 1분 전. 여기도 못보던 계곡이 생겼다.

     #33. 공대폭포 앞 도착. 이쪽 삼거리도 신소재연구소 방향으로 엄청난 워터슬라이드를 만들어냈다.

    앞에 가는 차는 마티즈. 운전하시던 분은 얼마나 무서우셨을지..

    찬양하라 마티즈!

    공대 폭포 동영상도 걸어본다.

     

    나이아가라에 이은 이과수 등장!

    워터파크라면 이정도 폭포 한 두개 쯤은 있어야 하는거 아닌가용?

    천안 테딘, 캐리비안베이, 오션월드 긴장해라!

     #34. 301동 올라가는 길은 완전한 워터슬라이드를 이루었다.

    내려가는 물의 속도는 빨랐지만 깊이가 깊지 않아서 길 쪽에 서 있어도 몸은 지탱할 수 있었다.

    여기서 워터슬라이드를 정말 탔다면 난 스랖에 두고두고 회자되는 스포츠인이 되어있을텐데 아쉽다.

     #35. 얼핏 봐도 빠르지만 정말 빠르다.

     #36. 버스정류장 쪽에 또하나 계곡물이 흐르고 있다.

    가운데 주황색 점은 날 보고 도망치던 야옹찡... ㅠㅠ

    <301동 풀장 동영상>

     

    사실 301동에는 태권브이가 아니라 포세이돈이 살았던 것이었습니다.

     #37. 301동에 올라왔더니 그나마 빗줄기가 많이 가늘어졌다.

    30여분동안 서울 남부에만 내린 집중호우. 말그대로 일쩜사다.

     #38. 오토바이들은 다른 곳으로 이동주차하시기 바랍니다.

     #39. 사투를 마치고 다시 돌아온 기숙사.

    여전히 풀장이지만 오후가 되니 이 물도 어디론가 다 빠져 있었다.

    돌아오고 나니 엄청난 피로가 쏟아져 잠에 들었다.

     #40. 사진에 찍힌 다리도, 심지어 그 고생을 한 삼디다스도

    3년이 지난 지금까지 아직 온전히 잘 쓰고 있다.

    #41. 홍수 다음 날, 짝수학번 수강신청을 하며.

    공대 신양 2층에서 촬영.

    전날 폭우의 흔적이 아직 가시지 않은 채 토사가 그대로 길바닥에 깔려있었다.

     

    2011년 여름, 짧게 지나간 그 날의 폭우..

    다시는 이런 비를 볼 수 있을지 모르겠다.

     

    7월 27일의 홍수 뿐만 아니라 2011년 여름 서울에는 유독 비가 많았었다.

    그리고 이 날 이렇게 내린 비로

    관악구를 비롯해 서초구, 강남구 일대의 서울 남부는 미칠듯한 피해를 입었다.

    서초구 우면산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산사태가 일어나

    우면산 남쪽 산기슭 주택에 사시던 주민들이 피해를 많이 입으셨고, 사망과 실종자도 수십명 발생했었다.

    북쪽 기슭인 예술의 전당 앞 남부순환로에 토사가 가득 들어차기도 했고...

    이 때까지만 하더라도 서울시장은 오세훈이었는데,

    바로 전 해인 2010년 추석연휴의 강남지역의 수해로 불거졌던 '오세이돈' 별명이 다시 등장하여

    여론의 집중 포화를 당하게 된다.

    '디자인 서울'을 표방하던 오세훈의 시정은

    결국 지나친 도로포장으로 수해를 방지하지 못한 꼴이 되어버렸고,

    점점 오세훈에 대한 비난의 강도가 높아지던

    3개월 뒤 2011년 10월

    무상급식 찬반 투표가 부결되며 오세훈은 서울특별시장직을 내려놓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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